두번째 기록. 갑상선암 수술 전 준비물 및 수술 후기 #1
첫 기록. 갑상선암 진단
수술 후 입원 중에 비공개로 작성해 뒀던, 몇 개 되지 않지만 공개로 올려본다. 동위원소 치료 후기에 썼었지만, 거꾸로 가는 나의 기록ㅋㅋ 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=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길
yuj17.tistory.com
갑상선암 수술 전후 후기를 남겨본다.
아무것도 모를 때는 그냥 목 수술이니까 2박 3일 정도 입원하겠지 싶어서
가볍게 생각했는데 먼저 수술한 친구가 적어도 일주일 입원이라고 했다.
근데 그 마저도 정상 수치가 안돌아오면 퇴원 못한다고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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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 그럼 출근은.....???
병가를 얼마나 써야....?????
이 와중에 출근 걱정하는 미친 K-직장인....
갑상선항진증 진단을 받기 전에 이상한 증세가 없었냐 하면,
갑자기 살이 급격하게 빠지면서 체력이 진짜 바닥을 뚫고 떨어졌는데
한 달도 채 안되는 3주 가량 사이에 10kg가 넘게 빠졌던 것 같다.
더워서 식욕도 없었고 안먹히기도 해서 더 빠진 것도 있는 듯.
원래 여름(더위 심하게 탐)+운동부족+기존체력없음 3단콤보였기때문에 크게 의심하지 않았고 곧 회복됐어서 그냥 넘겼다.
다른 건 자꾸 내 눈이 이상하다고 했다.
항진증 증상 중에 안구돌출증이 있다며 자꾸 인터넷 검색해서 보내고...ㅋㅋㅋ
자고 일어나서 눈이 부으면 좀 돌출된 느낌이 없지않긴했는데..
근데 오랜만에 만난 친척도 눈이 뭔가 달라진 것 같다고 쌍꺼풀 수술했냐고 물어봤었다.
확실히 눈이 좀 이상해보이긴 했던 듯..
이건 수술 후 입원 중에도 나도 좀 확 느껴졌다.
시간은 빠르게 흘러흘러 수술날짜가 다가왔다.
<<< 수술 전 준비물 >>>
- 포르테(수술하기 전 마지막 외래 때 미리 구매하는 목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약)
- 스카프/손수건(수술 후 자외선 차단용으로 목에 하고 있는게 좋음)
- 물티슈
- 수건/세면도구
- 슬리퍼
- 물병 혹은 생수(정수기 물 마셔도 되고 1층 편의점에서 사먹어도 됨)
- 간식(곤약젤리, 과일 등 ※ 유제품 안됨)
- 팬티형 생리대(생리 중이라면....정말 최악이다)
등등
수술 하루 전 입원해야하는데, 수술 후 하룻밤은 무조건 보호자가 상주해야 한다고 했다.
상주할 가족이 없으면 어떡하냐고 했으나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...
일단은 나는 가족이 상주해준다고 해서 수술 날 아침에 와 있었다.
하루에 4명 정도 수술하는 것 같았고 수술시간은 대략 2시간~2시간 반정도 소요되는 것 같았다.
나는 첫타임인 오전 8시 반에 수술 시작이라고 했던 것 같다.
오전 7시가 되니 간호사가 소변줄을 꽂아주러 오셨다.
경험자가 미리 알려줄 때 수치스럽다고 했고, 생리하고 있으면 최악이라고 했는데
응 그랬다.. 나도 공감했다....
수술실로 옮겨지고 마취한다는 이후로 기억없음ㅋㅋㅋㅋ
내가 눈 떴을 때는 약간 몽롱하긴 했는데
나 깼다는 표현으로 팔을 막 휘저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
나중에 가족한테 들은 바로는 팔 휘저을 때 수술 후 회복실? 같은 곳이었고 내가 팔 휘저어서 병실로 옮겨졌다고 한다.
수술 후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소변줄을 꽂고 있어야 하는데...
못일어나고 그때까지 계속 누워있어야 하고 옆으로 돌아눕지도 못한다.
진짜 뒤통수 뚫리는 줄....이게 제일 힘들었다.....
그리고 진짜 중요한거.
수술 후 깨서 자면 안된다.
나도 보호자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고지 못받았고, 당연히 병실로 돌아온 후 나는 계속 잤고
보호자도 아침부터 수술했고 내가 잠온다고 하니까 그냥 재웠는데
적어도 2시간 이상은 재우지 않고 호흡을 해야한다고 한다.
수술한 날 밤에 진짜 죽는 줄 알았다.
경험자 친구한테 급하게 연락했다.
나 심장 조이고 흉통이 너무 심하다고 계속 가슴치고 있다고 했더니ㅠㅠㅠㅠ
혹시 수술하고 호흡 안하고 잤냐고, 흉통은 마취가스 때문이라고
그거 수술 후 깨면 자지말고 호흡해서 가스 배출했어야 했다고 알려줬다.
그때부터 소음이고 뭐고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고 엄청 크게 호흡하고 난리도 아니었다.
그렇게 한참 하면서 가스 배출하고 나니까 살 것 같았다....
어휴. 지옥같은 24시간 누워있는 생활 끝이 보였다.
수술 다음날 오전 6시 소변줄을 빼주러 왔다.
빼자마자 바로 일어나 앉았다.
원래는 어지러울 수 있으니까 좀 앉아있다가 천천히 움직이라고 했는데
괜찮은거같아서 보호자 깨우고 바로 택시태워서 집에 보냄
(보호자 침대가..침대가 아니라 그냥 다리미 판같은? 크기도 딱 1미터 50정도 될까,
누우니까 발이 다 튀어나오고 폭도 좁았는데 내 보호자는 거기서 하루 자고 몸살나서 일주일을 앓았다.)
보호자 보내고 돌아와서 침대 세워서 다시 잠들었다.
내 뒤통수.....탈모오는 줄ㅠㅠㅠ....몰골이 말이 아니었다.
그리고 눈이 이상하다는 그 말이 확 체감됐다.
뭐랄까 파충류같은 눈이라고 해야하나...
눈이 번들번들해 보이는 느낌.
한 일주일 이상 그 상태였던 것 같다.
전쟁같았던 첫째날이 그렇게 지나갔다.
오늘은 여기까지....!!